칼럼 · 원장 윤제학
머리로는 다 아는데왜 안 바뀔까요
머리로 다 아는데 달라지지 않는 것은 방법을 몰라서라기보다, 지금 내가 무엇을 느끼고 원하는지를 아직 정확히 읽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상담을 생각하면서도 "나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가서 뭘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망설이는 분이 많습니다. 저도 원래 감정보다 분석이 편한 사람이라 그 마음을 압니다.
상담을 찾는 분들 중에는 머리로는 다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힘든지,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데 달라지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더 정확한 분석과 더 구체적인 방향을 드리려 했지만, 그것이 답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첫 회기에는 준비해 오신 과거 이야기를 듣기 전에 먼저 묻습니다. "지금 이 순간, 기분이 어떠세요?" 감정은 모호한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위협받고 있는지를 생각보다 먼저 알려 주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답답함은 원하는 것이 막혀 있다는 뜻이고, 화는 소중히 여기는 것이 침범당했다는 뜻이며, 슬픔의 깊이는 잃은 것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말해 줍니다.
방법은 아직 모르더라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가 먼저 보이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발견이 생기면 무엇을 해야 할지가 비로소 보이기 시작합니다.
정리가 안 되어 있어도 괜찮습니다. 지금 이 순간의 모습 그대로 오셔도 됩니다.